Diary

    통증의 가설

    습관성 탈골을 치료하기 위해 어깨수술을 한지 3주가 지났다. 수술을 마친 주에는 타고 있는 차가 과속방지턱을 넘는 충격에도 비명소리가 나올 만큼 아팠다. 또 6주간 어깨를 고정시켜놔야 하는데, 팔을 묶어둔 보조기도 생각보다 답답했다. 어떤 자세를 취해도 고통과 답답함을 피할 재간이 없어 잠도 잘 못자는 인고의 세월을 견뎌냈다. 다행히 시간이 지날수록 고통은 점점 줄어들었다. 2주차에 수술부위 실밥과 드레싱을 제거하고, 3주차즘 되니까 손도 대충 꼼지락 거릴수 있겠고 아픔도 덜해져서 지낼만하다 싶었다. 그러나 방심하면 사고는 생기기 마련이랬던가... 점점 나아지던 통증이 어느순간부터 다시 생기더니, 아침에 씻다가 억 하는 소리와 함께 비누를 떨어뜨렸다. 왼쪽 어깨가 덜그럭 거리면서 통증이 느껴졌다. 특별히..

    초밥전쟁

    초밥전쟁

    큰 수술을 끝내고 집에서 요양을 하고 있으니 부모님이 안쓰러웠는지 이것저것 먹을 것을 챙겨주셨다. 너무 많이 자주 챙겨주시니 주시는걸 처리하기도 급급하고 슬적 질려갈 즈음이었디. "오늘은 초밥 사갈게 먹자" 초밥. 얼마나 맛있는 음식인가. 아들을 사랑하시는 어머니는 아들이 초밥을 좋아한다는 사실도 기억하고 계셨다. 하지만 어머니가 모르시는게 하나 있었다. 초밥을 좋아한다는 것은 아무 초밥이나 먹지 않는다는 것이지 아무 초밥이나 먹는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불안해진 나는 식당하나를 링크했다 "여기 초밥 포장해주는곳인디 여기 맛있음" 검소한 어머니의 성향을 알기에 최고급 오마카세는 고려도 안 했고, 그래도 동네에서 가성비 좋기로 평이 나 있는 곳이었다. 마침 요양 중에 한 번 사 먹을까 생각도 했던터라..

    청기와 타운을 방문하고

    청기와 타운을 방문하고

    여의도에 '청기와타운' 이라는 식당이 생겨서 점심시간에 방문했다. 이미 여러 곳에 프렌차이즈를 두고 있는 유명 식당인가 보다. LA한인타운 컨셉이라는데, 간판부터가 LA한인타운에 있을 법한 느낌이다. 전에 미국에 갔을 때 미국 사는 친구와 한인식당에서 닭볶음탕을 먹었는데 그 때 친구가 해준 말이 생각났다. LA에 있는 한식집은 다 맛집이라는 것이다. 웬만한 한국 식당보다 경쟁이 치열해서 맛있지 않으면 전부 사라지고 남아있는 식당은 그 자체로 맛집 인증이라는 것이다. 이야.. 이미 북창동 순두부니 LA에서 시작됐다는 맛집 이야기는 익히 들었는데, 친구의 말을 들으니 LA 한인타운의 위상이 새삼 느껴졌다. 메뉴는 수원LA왕갈비, LA양념갈비 등을 팔더라..고기는 제법 맛이 있었다. 그런데 그와 별개로 나는 ..

    WORDLE helper 프로젝트(2)

    WORDLE helper 프로젝트(2)

    DB가 완성됐으니 프로그램을 만들 차례다. 조건을 입력할 입력단과, 결과를 보여줄 출력단을 폼에 그리고 조건입력에 따라서 결과값을 필터링해서 보여주는 코드를 짠다. 단순히 반복문을 통해 글자만 체크하는 내용이라 코드는 아주 간단했다. 폼에 입력조건 제한, 조건 지우기 등 버그방지를 위한 부가적인 작업을 하고 완성 그리고 실행 대충 이런식이다. 역시 C#으로 만든 폼 프로그램이 파이썬으로 만든 것보다 안정적이고 구현도 쉽다. 만들고나니 별거 없다...

    WORDLE helper 프로젝트(1)

    WORDLE helper 프로젝트(1)

    1. WORDLE 이란 WORDLE 이라는 게임이 유행이다. 최근 미국 & 트위터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는 단순하고 쉬운 게임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다섯 글자로 이루어진 한 단어를 총 여섯번의 시도 내에 맞추면 되는 게임이다. 각 시도마다 힌트가 주어지는데, 녹색은 자리까지 정확한 글자, 노란색은 단어에는 있지만 자리가 틀린 글자, 회색은 단어에 없는 글자 이다. 해당 힌트를 가지고 다음 시도를 이어나가서 최종 단어를 맞추면 된다. 이 게임의 또 재밌는 점은 하루에 한 게임(한 단어)만 할 수 있고, 전 세계인이 같은 단어를 가지고 즐긴다는 점이다. 만약 연속해서 단어를 바꿔가며 계속 즐길 수 있으면, 하루에 몇시간 하고 그만둬버리는 게임이 될테지만, 하루에 한 게임만 할 수 있어서 매일 접속하게 ..

    LP 입문

    LP 입문

    스트리밍 서비스가 날로 활성화되고, 스트밍으로 음악을 듣기 위한 유료 계정 하나씩은 다 가지고 있는 세상에서 굳이 LP판으로 음악을 듣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LP판으로 재생되는 소리가 디지털 음원보다 귀에 편하다는 얘기도 있는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LP판에 새겨진 소리가 아날로그 방식이라도, 진짜 축음기가 아니고서야 어차피 디지털 신호로 전환되어 스피커로 출력된다. 심지어 요즘 노래는 애초에 만들때부터 컴퓨터로 만든다. 이걸 스트리밍으로 들으면, 디지털 신호로 저장된 음악을 스피커로 출력하는 변환만 거치지만, LP로 들으면 디지털 신호로 저장된 음악을 아날로그적 기법으로 LP에 새기고, 이를 턴테이블이 읽어서 다시 디지털 신호로 스피커에 넘겨서 소리로 출력된다. 이게 무슨.. 예..

    새해 첫 날

    새해 첫 날

    해가 바뀌면 많은 사람들이 새해의 첫 일출을 보기 위해 동해로 모여든다. 새해의 첫 일출을 보며 소원을 빌거나 무엇인가 새로운 다짐을 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런데 이 행동에 대해 나는 몇 가지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먼저, 태양은 매일 뜨는 것인데 임의로 정해놓은 연도변경의 첫 날이 일출만이 크게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고, 또한, 해 바뀌는 첫 날의 의미를 두더라도 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동해가 해가 최초로 떠오르는 곳도 아니다. 게다가 무엇인가 바라며 소원을 비는 행위도 나와는 거리가 멀다. 추위도 싫고 아침 잠 까지 많은 나는 신년 일출을 보겠다는 생각은 해본적도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심경의 변화가 생겼다. 첫째, 최근 추억 기록용으로 사진이 아니라 영상 클립을 모으는데 재미가 들려서 일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