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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파미네이션을 읽고 - 절제가 만드는 안정감

    도파미네이션을 읽고 - 절제가 만드는 안정감

    예전에 '도파민형 인간(대니얼 Z. 리버먼 지음)'이라는 책을 읽고 인간의 많은 것, 예를 들어 쾌락과 도전, 동기부여와 같은 행동양태까지 관장하는 도파민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책을 읽자 때를 기다렸다는 듯 각종 sns나 매체에서 도파민에 대해서 설명하고 이야기하는 콘텐츠가 많아졌다. 내가 저 책을 우연히 발견해서 읽은 줄 알았는데, 매체에서 다뤄지는 도파민에 대한 내용을 보니 그것이 아니라 이미 도파민이 화두여서 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됐고 내 눈에 띈 것 같았다. 도파민이 화두인 이유는, 현대인들이 도파민 과잉 시대에서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겠다. 특히, 숏폼, 가챠, 설탕, 마약, 도박 등 각종 사회문제에 도파민이 늘 관여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챗지피티(ChatGPT) 이대로 괜찮을까?

    새로운 세상에서도 사장되지 않을 '근본 스킬'(https://rootsoo.tistory.com/34) 이란 글에서 새로운 기술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멍청한 '기득권'이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하며, 동시에 사장되지 않을 근본 스킬이 필요하다고 말한 적 있다.  그런데, 요즘은 다른 방향으로 생각이 확장되고 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챗지피티에 사소하고 잡다한 질문을 모두 물어가며 쉽고 빠르게 정답을 얻어내고 있었다. 특히 코딩 분야에서 챗지피티는 가공할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에는 구글링 해서 관련 문법을 찾고, 이를 응용하고,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스택오버플로우를 뒤져가며 문제의 원인을 찾아 해결해 나갔다면, 이제는 그냥 "이런 동작을 하는 코드를 짜고 싶어, 파이썬으로"라고 치기만 하면..

    민희진이 되자 - 민희진 2차 기자회견을 보고

    민희진이 되자 - 민희진 2차 기자회견을 보고

    하이브와 어도어, 방시혁과 민희진과의 공방으로 대한민국이 뜨겁다. 평소 아이돌 산업에 관심이 없는 이들까지도 민희진을 이야기한다. 세상 사람들은 민희진의 1차 기자회견이 주는 임팩트를 이야기하지만, 나는 민희진 해임을 막는 가처분소송 인용 후 가진 2차 기자회견에서 민희진이란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하이브와 어도어 간의 분쟁은 각자의 입장 차이가 있는 문제고, 주주 간 계약, 상법상 절차에 따라서 공방이 이루어질 것이고 누구 일방이 원하는 결과를 얻는다고 해서 일방만 옳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이 글은 민희진이라는 인간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글이다. 1. 경영인의 관점 민희진은 훌륭한 경영인이다. 인터뷰 내내 민희진은 어떤 것이 주주에게 이득이 되는지를 얘기했다. 어도어의 대표로서 최고의 ..

    [넷플릭스] 애슐리 매디슨(Ashley Madison)

    [넷플릭스] 애슐리 매디슨(Ashley Madison)

    넷플릭스 다큐 애슐리 매디슨을 봤다. 한국에서는 조금 생소한 앱이지만 꽤나 유명한 사건이었나 보다. 애슐리 매디슨은 기혼자들을 위한, 불륜을 위한 데이팅 앱이다. 존재부터 엄청 자극적이다. 그리고 이 앱의 존재를 반대하는 세력이 이 데이팅 앱의 데이터를 해킹하고, 사용자들의 정보를 다크웹에 뿌리는 일련의 사건을 보여주는 다큐였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사용자 정보가 공개되고 많은 사람들이 곤란한 상황에 빠진다. 많은 사람들 이래 봤자 불륜을 목적으로 데이팅앱에 가입한 사람들이다. 이 중 (다큐에는 제대로 소개되지 않은) 유명인도 있고, 다큐에서 주로 소개되는 유튜버도 있었으며, 또 누군가는 직장에서 짤리기도, 누군가는 자살을 선택하기도 한다. 인간은 누구나 숨기고 싶은 사생활이 있다. 그리고 사생활이라 ..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가까운 친구가 물었다."수학을 왜 공부해야 하는 거야? 혹은 자식이 수학을 왜 공부해야 하냐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 할거야?" 너무 어릴 때 해 본 생각이고, 수학을 공부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나야 하는 모든 일에 수학이 필요하지 않아 본 적이 없지만, 경우에 따라서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수학이란 어려운 수준의 수학도 아니고 정규교육과정에 있는 수학, 조금 더 나아가 대학 학부 수준에서 필요한 정도의 수학이다. 그러고 잠시 생각해 봤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고등학교 때 어떤 선생님인가, 아니면 어디 인터넷 강의에서 봤었나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로 고등학교 교육과정 중 일부를 성인이 돼서 실 생활에 응용하는 예시를 들어줬던 것 같..

    자동화

    어릴 때부터 게으른 편이었던 것 같다. "귀찮다"라는 말을 너무 자주 써서 어머니께 혼난 적도 많았다. 중학교 때는 수업시간 내내 졸아서 수업 끝나고 교무실로 따라오라는 선생님의 말에 "귀찮은데"라고 말했다가 흠씬 맞기도 했다.(그때는 그렇게 때려도 되는 시절이었다.) 반복적으로 연습해서 깊은 내공을 쌓아야 하는 일은 싫었다. 그나마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잔머리는 조금 돌아가서 어떤 일이든 빠르게 배우고 약간의 성과만 내면 금방 질려했다. 그 이상을 쌓으려면 진득한 노력이 필요했으니까 말이다. 공부에 있어서도 성실함 보다는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율을 내는 방법만 찾았고, 그저 그 정도 했던 것 같다. 취미생활도 마찬가지다. 게임도 어릴 때는 곧잘 배워서 새로운 게임을 시작할 때는 친구들보다 늘 잘했..

    네임드랍은 아이폰 끼리만 되는거 아니야?

    대학원 개파 날이었다. 개강 전에 했던 수업, 신입생 설명회 등 여러 행사를 모두 빼먹었기 때문에 과 동기 중에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아싸 탈출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각오를 다졌다. "여기서 실패하면 2년 동안 혼자야." 식사 자리에서 고기와 함께 맥주도 조금 들어가고, 같은 테이블에 앉은 동기, 선배들과 인사도 하고 이야기도 나눴다.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앞자리에 앉은 친구들끼리 번호교환을 하자며 핸드폰의 머리를 맞댔다. 오잉 저게 뭐지? 저렇게 하면 진동과 함께 서로 번호가 뜬다고 한다. 그러면서 서로 서로 핸드폰 머리를 맞대며 번호를 주고 받는 시간이 됐다. 영화 ET에서 손가락을 마주하며 인사하는 것 처럼 나에게는 조금 생경한 모습이었다. '네임드랍'이라는 기능이라고 한다. 그리고 조..

    의대 증원에 대한 생각

    의대 증원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대통령실에서 총선 어젠다로 대표적인 기득권 전문직인 의사 때리기에 나섰고, 국민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국민들이야 대다수 기득권 의사들과 관련이 없으니(없다고 생각하니) 당연하다. 이런 류의 정책은 선거를 앞두고 늘 있는 일이지만 이번에는 의사들의 반발도 심상치 않다. 최근 전문의 수련을 받고 있는 친구를 만나 술을 먹었다. 어찌 사느냐, 이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심층적으로 물어볼 계획이었지만, 이미 사표 쓰고 쉬고 있다는 말에 적잖이 놀랐다. "이 친구야 이제 갓 태어난 딸도 있고, 모아둔 돈도 없으면서 괜찮겠어?", "몰라. 그렇다고 개돼지 취급받을 수는 없잖아." 친구에게 의료계 입장을 이것저것 들었다. 예상했던 대답도 있고 예상치 못했던 대답도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