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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을 마시는 새"를 읽고

    이영도 작가의 『눈물을 마시는 새』를 읽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 그의 데뷔작 『드래곤라자』를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항상 난다. 그 당시 나는 『드래곤라자』를 인생 최고의 소설로 꼽았다. 이후 다른 판타지 소설을 계속 접하지는 못하고, 이런저런 다른 소설과 책으로 눈을 돌렸다. 역시 나는 하나를 깊이 파기보다는 이 분야의 걸작을 맛봤으니 다른 분야도 섭렵해 보고 싶은 성격이다. 어릴 때부터 가진 기질인가 보다. 『드래곤라자』는 이영도 작가가 톨킨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쓴 장르 판타지 소설이다. 그 시절 판타지란 거의 모두 톨킨의 세계관이었다. 게임이든 소설이든 엘프, 드워프, 오크, 오우거 같은 종족들이 등장했다. 그래서 나도 판타지는 당연히 그런 것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가 몇 편의 ..

    [Editorial Thinking(에디토리얼 씽킹)] 을 읽고

    [Editorial Thinking(에디토리얼 씽킹)] 을 읽고

    "에디토리얼 씽킹"은 잡지 매거진 에디터이자 작가로 20년을 넘게 보내온 최혜진 작가가 자신의 에디터로서의 경험을 그녀의 깔끔한 문투로 풀어낸 책이다. 책 전체가 에디터 선배가 후배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하는 느낌이다. 에디터로 일하면서 느낀,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뽑아내고, 어떻게 구성해서, 어떻게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지"의 전 과정을 설명한다. 현역 에디터이거나 에디터를 지망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읽기를 추천하는, 그리고 사실 글을 쓰지 않는 사람이라도 읽어보면 좋을 그런 책이다. 작가가 정의하는 에디토리얼 씽킹은 '정보와 대상에서 의미와 메세지를 도출하고, 그것을 의도한 매체에 담아 설득력있게 전달하기 위해 편집하고 구조화하는 일련의 사고방식'이다...

    [히틀러의 법률가들]을 읽고 - 21세기 대한민국과 나치 독일과의 공통점

    [히틀러의 법률가들]을 읽고 - 21세기 대한민국과 나치 독일과의 공통점

    12.3. 계엄은 실패했다. 그런데 만약 계엄이 바로 해제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국회를 무력화하는 데 성공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대통령의 권력에 순종하지 않던 인사를 체포했다면? 아침에 출근하는 선관위 직원들을 체포했다면? 윤석열 대통령은 그 이후에 무엇을 더 했을까?   선관위를 털어 없는 부정선거 증거를 만들어내고, 이를 근거로 국회를 해산하려 했을까? 비상입법기구를 만들어 입법권을 대체하려 했을까? 자신의 권력에 반기를 드는 모든 사람을 체포하려 했을까? 그리고 그가 말하는 반국가세력이 없는 국가를 만드려고 했을까? 그런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러다가 "나치가 어떻게 권력을 잡는 과정은 어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히틀러의 법률가들'은 이를 설명해 주는 책이었다. '히틀러..

    [채식주의자]를 읽고

    [채식주의자]를 읽고

    한강 작가의 대표작인 채식주의자를 읽었다. 주변에서 아주 좋다는 사람도 있었고, 읽는 내내 기괴하고 불편했다는 사람도 있어서 읽기 전부터 '대체 어떻길래' 하는 기대와 두려움이 있었다. 읽고 나니 역시 기괴한 방식으로 불편함을 주는, 그렇지만 생각해 볼거리가 많은 좋은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채식주의자는 '여성주의' 소설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남자들 - 영혜의 남편, 영혜의 형부, 영혜의 아버지, 영혜의 동생 - 은 모두 때로는 폭력적이고, 가족에게 무관심하고, 가부장적인 사람들로 묘사된다. 이들의 폭력과 무관심에 고통받던 영혜가 채식을 하기로 선택하면서 저항하는 과정, 그리고 더해지는 폭력에 더욱 극단적인 섭식거부로 저항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이 과정에서 묘사된 남자들의 폭력이, 때로는 일반 상식에..

    [소년이 온다] 를 읽고

    [소년이 온다] 를 읽고

    어릴 때는 소설을 꽤 좋아했었는데, 어느새부터인가 소설을 잘 안 읽게 된다. 상상, 이입, 공감 이런 감정들은 이제 좀 진부하게 느껴졌다. 재미있는 영화를 보는 것처럼 약간의 유희는 있을지언정 사는데 크게 도움이 될까? 오히려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거나, 새로운 생각을 얻는 책들이 더 좋아서 그런 비문학들만 즐겨 찾아보곤 했다. 한강작가의 노벨상 소식을 듣고 축하하는 마음과 동시에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책 읽는 걸 좋아한다면서 한국에서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나왔는데 그 작가 책을 읽어 본 적이 없다니. 그래서 이 기회에 얼른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참에 오랜만에 소설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소년이 온다'는 광주민주화운동에서 죽은 중학생 소년과 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다. 중학생 소년..

    [결심이 필요한 순간들]을 읽고

    [결심이 필요한 순간들]을 읽고

    친구의 책꽂이에 꽂혀 있는 것을 보고 (최재천 교수의 추천사를 보고) 가볍게 책장을 펼쳤는데, 삶의 방향에서 굉장히 중요하고 도움 되는 이야기들을 간결하게 풀어낸 아주 좋은 책이었다. 몰입해서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저자는 경제학자 러셀 로버츠(Russel Robers)다.그는 경제학자인데도, 재미있게도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때 고전 경제학에서 말하는 합리적 선택과 비용편익 계산 방법이 얼마나 적절하지 못 한지 설명한다. 그리고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때는 어떻게 고찰하고 결심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그 답을 제시한다.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이란, 결혼, 출산, 이직, 얼마나 솔직할 것인지, 얼마나 양심을 지킬 것인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어떤 삶을 살 것인지 등 단순히 비용과 편익으..

    마키아벨리 군주론을 읽고

    마키아벨리 군주론을 읽고

    오래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인 '군주론'을 읽었다. 행정학을 공부하면서, 어느 피셋 지문에서, 또는 다른 책이나 칼럼에서 '군주론'이 소개되고 인용되는 것은 많이 봤었다. 또 마키아벨리즘으로 표현되는 인간 본성에 관한 통찰에 대해서도 간단하게는 알고 있었다.  '나중에 읽어야지' 하며 미루고 있다가 서점 가판대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골라서 집어 왔다. 여러 버전으로 번역, 출판되어 있었으나, 해설이 가장 충실하게 달린 것으로 판단되는 것(최현주 옮김, 김상근 감수, 출판사 페이지2북스)을 집었다. 결과적으로 굉장히 잘 한 선택인 듯. 인문학 또는 사회과학 책을 이렇게 깔끔하게 번역하고 자세하게 해설을 달아놓은 것은 본 적이 없다. 군주론은 1500년대에 쓰인 책으로, 이미 세계적으로 많이 연구&번역이 되어..

    도파미네이션을 읽고 - 절제가 만드는 안정감

    도파미네이션을 읽고 - 절제가 만드는 안정감

    예전에 '도파민형 인간(대니얼 Z. 리버먼 지음)'이라는 책을 읽고 인간의 많은 것, 예를 들어 쾌락과 도전, 동기부여와 같은 행동양태까지 관장하는 도파민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책을 읽자 때를 기다렸다는 듯 각종 sns나 매체에서 도파민에 대해서 설명하고 이야기하는 콘텐츠가 많아졌다. 내가 저 책을 우연히 발견해서 읽은 줄 알았는데, 매체에서 다뤄지는 도파민에 대한 내용을 보니 그것이 아니라 이미 도파민이 화두여서 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됐고 내 눈에 띈 것 같았다. 도파민이 화두인 이유는, 현대인들이 도파민 과잉 시대에서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겠다. 특히, 숏폼, 가챠, 설탕, 마약, 도박 등 각종 사회문제에 도파민이 늘 관여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