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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lingual이 가능할까

    LA를 여행할 때 한인타운에서 유명한 BCD 순두부를 먹으러 갔다. LA에서 시작해서 한국으로 역수입된 LA 한인타운에서 가장 유명한 한식집이다. 조금 이른 저녁 시간에 갔는데도 대기시간이 1시간 가까이 되었다. 그 와중에 예상치 못한 비까지. 그나마 다행인 점은 천막을 쳐 두고 대기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 두었다는 점이다. 순번을 기다리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그 풍경이 새삼 흥미로웠다. 30~40명의 대기 인원 중 90%가 한국인이었다. 미국 여행 중이 맞나 잠깐 착각이 들 정도. 한국인 친구와 같이 오지 않고 백인이나 흑인끼리 온 팀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한인 외모를 가진 사람들이었다. 다닥다닥 붙어서 기다리다 보니 몇몇의 대화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한국말로 대화하는 팀. 영어로 대화하는 팀..

    사막 위의 플랫폼 - 라스베이거스

    미국 여행 중에 라스베이거스를 들려 즐거운 관광의 시간을 가졌다. 라스베이거스를 처음 방문하여 거닐면서 몇 가지 느낀 점을 기록해 본다. 1. 자본주의의 도시 라스베이거스는 자본주의의 환상을 심어주는 도시라는 느낌을 받았다. 자본주의 체제는 사람들을 끊임없이 세뇌하고 자극한다. 실제로 부자인 소수에게 굉장히 많은 권력이 집중되어 있으면서도 "너도 돈이 있으면 다 누릴 수 있는 것이야"라고 선전한다. 그리고 능력에 따라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고 표방하여 자본에 따라 실질적인 계급이 정해지는 것을 사람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도록 한다. 또, 사람들의 소비욕구, 신분상승욕구, 과시욕구를 자극해 부의 결핍을 느끼도록 하고, 더 많은 노동과 소비를 강요한다. 이런 자본주의의 세뇌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첫째, 직접..

    실리콘밸리 여행과 커피챗

    회사를 휴직하고, 대학원 개학을 준비하는 사이에 시간을 내서 미국여행을 하고 있다. 형이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가족들도 볼 겸 겸사겸사 서부를 다니기로 했다. 실리콘밸리 근방을 여행 다니면서 정말 이 동네는 세계의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민자 국가인 미국이 여태까지 백인 위주로 구성된 사회였다면, 이 지역에서부터는 정말 세계의 다양한 인종이 한 곳에 모이는 느낌이다. "where are you from?"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애초에 아시아인이 너무 많아서 여행객처럼 보이지도 않는 것 같다. 이런 와중에 고마운 분 덕에 좋은 기회로 실리콘밸리에 진출해서 고군분투하는 한인 스타트업계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주로 한국인이 미국에서 하는 ..

    궤도의 과학허세

    궤도의 과학허세

    침착맨에 궤도만 나오면 두 시간 짜리 영상이든, 30분짜리 영상이든 놓치지 않고 챙겨보는 궤도 팬인데, 어느 날 보니 쓰신 책이 있길래 망설이지 않고 구매했다. 나중에 보니 원래 2018년 즘 출판한 책인데, 2022년에 리커버 판으로 다시 출판한 모양이다. 2022년이면 궤도가 침튜브에 나와서 본격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할 때고, 나도 이 즘 알게됐었다. 아마 그래서 한 번 더 출판한 모양이다.  궤도는 과학 상식에 대해서 시니컬하면서도 친절하게, 담담하면서도 열정적이게, 그리고 끊임 없이 설명하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그런 책을 기대하고 샀는데, 생각했던 것이랑은 조금 달랐다. 과학적 상식, 에피소드에 대해서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과학입문서로는 좋은 책이다. 그런데, 너무 친절하게 보이고 싶은 나머지 가..

    전략을 몇 개까지 개발해야 할까?

    투자나 트레이딩, 특히 시스템 트레이딩을 잘 모르는 사람과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늘 어렵다. "프로그래밍 짜서 주식을 자동으로 사고팔도록 해놔요." 정도로 설명하면 "우와 신기하네요"하고 넘어가는 사람도 있고, 흥미를 보이며 이것저것 물어보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이것저것 물어보는 사람이 주식이나 알고리즘 트레이딩에 대한 이해가 조금 있으면 대화가 즐겁게 흘러가는 편이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저게 대체 무슨 말이지' 하는 표정을 맞이하고, 나도 무어라 더 설명할 용기를 잃은 채 화제를 돌리게 된다. 원래 새로운 분야를 알게 되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면서, 평소 투자에 관심도 많고, 시스템 트레이딩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던 사람이라면 꽤나 흥미를 보이며 내가 하는 일을..

    월요병 극복하기

    월요병 극복하기

    직장인들은 일요일 저녁부터 괴롭다. 주말은 쏜살같이 지나가고 또 다시 월요일이다. 무기력, 우울증, 불안에 시달린다. 바로 월요병이다. 조금 심하면 토요일부터, 어떨 때는 금요일 저녁부터 월요일을 걱정한 적도 있다. 휴가가 제일 필요한 사람은 휴가 다녀와서 첫 출근한 사람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다. 그만큼 일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 시동을 거는 것은 고달프다. 한때 월요별 해결 방법이라며 일요일에 잠깐 출근해서 일하면 도움된다는 슬기로운 해법이 뉴스에 나와서 직장인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그 외에도 나름의 수단으로 심신의 안정을 유지하며 직장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월요병에 시달리지 않도록, 각자의 방법으로 노력을 해 나간다. 그러나 월요병을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은 일요일에 출근하는 것도 아니..

    곰브리치 세계사

    곰브리치 세계사

    1. 세계사 입문에른스트 H. 곰브리치가 쓴 곰브리치 세계사를 읽었다. 세계 역사서에 대한 유명한 고전인데, 그냥 우연한 기회에 최근에 새삼 새로 접하게 돼서 읽었다. 읽다가 맨 뒷면을 보니 '세계사를 처음 읽는 청소년에게 권하는 책'이라 쓰여 있다. 청소년을 한참 지난 나이에 읽어서 부끄럽기는 하다. 그치만 청소년에게 정말 권할만한 책이다. 역시 고전은 역사를 가지며 검증되었다는 점에서 믿고 볼만 하다. 생각해보면 세계사를 처음부터 훑은 것은 중학교 사회시간이 마지막이었다. 그 후 특정 사건에 대해서 읽거나, 어떤 나라를 여행하면서 그 나라나 도시의 역사를 공부하거나, 혹은 게임하면서 어떤 역사의 이야기들을 접하기는 했지만, 하나의 스토리로 엮어서 읽은 일은 없었다. 그런 면에서 세계사의 전체적인 줄기..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발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발표

    시스템 트레이딩이나 주식거래를 하다보면 세금 이슈에 직면하게 된다. 월급쟁이가 내는 근로소득세랑은 또 다른 세금을 내야한다. 1월 2일(2024년) 윤 대통령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증시 개장식에서 밝혔다. 이는 세제당국, 금융당국에서 힘겹게(세제개편은 언제나 힘들다) 추진하던 정책을 정치권 논리로 다시 무위로 돌리겠다는 발표다. 과연 세제당국, 금융당국의 입장이 얼마나 반영됐을지 개인적으로 궁금하다. 또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은 증권거래세 인하와 맞물려서 추진되던 정책이다. 거래세를 낮추면서 금투세를 도입했는데, 금투세는 폐지하면 앞으로 거래세는 어떻게 되는걸까. 세금이야 적게 내면 좋지만, 그것보다 매번 바뀌는 제도와, 예측하기 어려운 정책이 더 곤란할 때도 많다. 1. 증권거래세 증권거래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