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태국 영화 "헝거"를 봤다. 시장에서 요리를 하던 주인공이 유명 셰프 밑에 들어가 성공을 하기 위해, 특별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 변하는 자신을 보고, 무엇이 소중한지를 깨닫는.. 그런 스토리의 영화다. 쓰고 나니까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랑 플룻이 똑같다. 사실 이런 클리셰는 흔한 것이었지만, 그래도 조금 흥미로운 점은 욕망에 초점을 뒀다는 것이다. 여기서 헝거는 끝없는 배고픔, 즉 끝없는 욕망을 의미한다. 특별해지기 위해, 성공하기 위한 끝없는 욕망, 부자들의 과시하고 싶은 욕망, 그 부자들에게 선망받고 싶어 하는 셰프의 욕망.. 이런 욕망들이 부정적으로 그려진다.
영화 중 스승 셰프가 주인공에게 이런 말을 한다.
물론 성공을 위해서 자신을 망치고 주변을 잃는 것은 당연히 조심해야 할 일이지만, 나는 조금 다른 생각을 했다.
성공하기 위한 욕망, 특별해지기 위한 욕망이 없으면 특별해질 수 없다. 그리고 그 욕망이 한정적이거나 작으면, 딱 그 정도에서 멈추게 된다. 도파민이 다 하는 그날까지 무한한 꿈을 꾸고 열심히 달려야, 그 특별함 조금 못 미치는 언저리라도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리고 성공한 사람이, 특별한 사람이, 무엇인가 이룬 사람이, 스스로가 이룬 것에 대해서 안도하고, 안주하고, 불안해하지 않으면 그 사람은 거기까지다. 아니 거기도 과분한 자리라 볼 수 있다. 내가 본 특별한 사람들은 모두 이미 많은 것을 이뤘음에도 자신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내가 보기엔 명백히 실력이 있는 사람인데도, 다음번에 이런 운이 없을까 봐 걱정하고, 불안해하고, 끊임없이 정진하더라. 그것이 특별함의 요소일까 생각이 든다.
조금 궤를 달리해서 보면, 시스템 트레이딩에서도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수익이 조금 난다며 이제 됐다고 장밋빛 미래를 상상하고 안주하는 것이다. 이런 마음가짐이면 다음 하락기에, 또 어느 Drawdown 기간에, 깨지고 실망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또 전략을 멈추느니 바꾸느니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이 뒤따르게 된다.
이 분야에 입문하는 모두가 하나같이 전략 하나 만들어 두고 하와이에서 휴양을 즐기며 돈을 버는 모습을 상상하며 시작한다. 그런 현실은 없다. 이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수익에 겸허했고, 시장에 겸손했고, 스스로를 과신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찾은 전략이 수익을 주면 그저 시장에게 감사한 일이다. 언제든 손실이 나거나 전략이 망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며 불안해해야 한다. 그래야 그 불안함 속에서 또 새로운 전략을 찾기 위해 정진하고, 발생하는 손실도 단단하게 견딜 수 있다.
Hunger, 나도 계속 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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