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올림픽대로를 운전하다 보면 어느 차선으로 가야 빨리 도착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옆 차선이 더 빨리 빠지는 것 같아서 옆 차선으로 옮기면 이내 내가 원래 있던 차선이 쭉 빠지는 경험을 하곤 한다. 특정 차선에 차가 없어서 빨리 가는 경우 다른 차들이 즉시 차선변경을 해서 그 차선의 유리함이 사라지게 된다. 이렇게 순간 비효율이 생겼다가 순간 사라지는 도로에서 저쪽 차선에 차가 적네라고 생각하고 움직였다가는 오히려 더 늦게 가기 십상이다. 이럴 때는 오히려 한 차선을 고수하며 느긋하게 가는 게 더 빠를 수도 있다.
차가 많은 도로의 상태를 시장과 비교하면, 차선간 속도에 차이가 생기는 순간이 시장에 발생하는 비효율이다. 다들이 비효율을 좇아 움직이기 때문에 비효율은 이내 사라지게 된다. 비효율을 판단하고 뒤늦게 움직였다가는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오르면 사고, 떨어지면 파는 뇌동매매와 같은 방법이다. 한 차선을 고수하는 것은 index투자와 같아서 엄청난 성과는 못 내지만 시장 평균 수익을 가져갈 수는 있고, 이 방법이 아주 무난한 주행방법일 수 있다.
그리고 도로에서 남들보다 빨리 움직이는 방법은 분명히 존재한다. 해당 시간대의 도로의 상황과 차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파악한다면 특정 차선에 차가 적어지는 순간을 이용해서 주행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트레이딩도 마찬가지다.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하면 특정 경우에 발생하는 비효율을 확인할 수 있고, 이 비효율이 반복됨을 알 수 있다. 이를 이용해 꾸준히 수익을 내는 방법은 분명히 존재한다. 운전보다야 훨씬 어렵지만 말이다.
꽉 막힌 도로에서 또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 집 좀 빨리 가고 싶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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