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발표

시스템 트레이딩이나 주식거래를 하다보면 세금 이슈에 직면하게 된다. 월급쟁이가 내는 근로소득세랑은 또 다른 세금을 내야한다. 1월 2일(2024년) 윤 대통령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증시 개장식에서 밝혔다. 이는 세제당국, 금융당국에서 힘겹게(세제개편은 언제나 힘들다) 추진하던 정책을 정치권 논리로 다시 무위로 돌리겠다는 발표다. 과연 세제당국, 금융당국의 입장이 얼마나 반영됐을지 개인적으로 궁금하다.

또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은 증권거래세 인하와 맞물려서 추진되던 정책이다. 거래세를 낮추면서 금투세를 도입했는데, 금투세는 폐지하면 앞으로 거래세는 어떻게 되는걸까. 세금이야 적게 내면 좋지만, 그것보다 매번 바뀌는 제도와, 예측하기 어려운 정책이 더 곤란할 때도 많다. 

 

1. 증권거래세

증권거래세는 주식 매도 시 부과되며, 증권사를 통해 원천징수되기 때문에 개별 투자자들이 별도로 신고할 필요는 없다. 사실상 주식 현물을 대상으로 시스템 트레이딩을 하면 가장 애를 먹이는 세금이며, 주식 현물 시스템 트레이더가 적은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 등 해외 금융선진국에는 거래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매매 시 손실이 발생해도 거래가 이루어지면 과세되기 때문에 소득이 있는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 대원칙에 어긋나는 세금이다. 사실 기존부터 존재해오던 재원이라는 것 외에는 존재 이유가 없는 세금이다. 담배세와 같이 단기 트레이딩을 죄악 시 하기 때문이거나.. 매매 자체가 국가 행정력이나 시스템에 부하를 주는 일이 아니라면 말이다. 금융당국도 이와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씩 증권거래세를 낮추는 추세이다. 

2022년은 0.23%, 2023년은 0.2%, 2024년은 0.18% 2025년 0.15%까지 낮출 예정이다. 사실 코스피 상장 주식을 매도할때 발생하는 0.15%의 농어촌특별세를 따로 내지만, 이를 포함해서 코스피, 코스닥 상관 없이 2024년 0.18%, 2025년 0.15%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도 과거에는 0.3%였는데 드디어 곧 절반이다. 얼마나 좋은가

참고로 국내 ETF와 선물/옵션의 파생상품은 별도의 거래세를 내지 않는다.(국내 ETF중 주식형 ETF가 아닌 주식을 보유한 채 배당을 받으면 배당소득세 15.4%를 부과하지만, 단기 트레이딩은 고려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2. 금융투자소득세

거래세를 낮추는 정책과 동시에 수익에 대해 과세하려는 노력이 병행됐고, 이를 위해 도입된 것이 금융투자소득세 이다. 주식, 채권, 펀드, 파생상품을 가리지 않고 금융투자와 관련하여 연말 기준으로 돈을 벌면 과세하겠다는 세금이다. 국내 주식의 경우 5,000만원까지 기본 공제되며, 투자 수익이 5,000만원부터 3억까지 22%(금투세20%+지방소득세 2%), 3억원 초과의 경우 27.5%(금투세 25% + 지방소득세 2.5%)로 예정되어 있었다. 또 손실금에 대해서 5년간 이월공제도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었으므로, 지극히 합리적이고 조세원칙에 부합하는 세금이다.(세금 내는 입장에서 좋을 건 없지만..)

2020년부터 논의가 시작되어 당초 2023년부터 도입될 예정이었지만, 2022년 말 국회 세법개정안 심의 시 도입이 유예되어 2025년부터 도입하기로 결정됐었다. 이것을 오늘 (2024년 1월 2일) 윤 대통령이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아직은 대통령 발표 이후 금융위원회나 기획재정부의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으므로 이후 후속조치들이 어떻게 나올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 외에도 주식양도소득세와 배당소득세가 있지만, 단기 트레이더라면 굳이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