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의 재판이라는 설화가 있다.
이리와 여우가 숲에서 고기를 발견하고 서로 자기 것이라고 다투게 되었다. 지나가던 원숭이가 이 광경을 보고 공평하게 결정 해준다면서 반반씩 나눠가지는 것을 제안한다. 원숭이가 고기를 나누고 이리와 여우에게 주자 이리는 자기 고기가 더 작다며 불만을 제기한다. 그러자 원숭이는 여우의 고기를 한 입 베어물고는 자 이제 됐지? 한다. 이번에는 여우가 자기 고기가 더 작다며 불만은 제기한다. 원숭이 이리의 고기를 한 입 베어물고는 자 이제 됐지? 한다. 다시 이리가 불만을 제기하자 여우의 고기를 먹고.. 이렇게 한 입씩 먹다가 남은 고기까지 홀랑 먹고 도망쳐 버렸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겉으로 보기에는 원숭이의 지략, 원숭이의 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듯 하지만 나는 다른 뜻으로 이해하고, 이야기에서 주는 중요한 교훈을 어렸을 때부터 마음속에 새기고 있다.
바로 적당히 만족하라는 것이다. 이리와 여우도, 처음에 고기를 나눴을 때 자기 것이 조금 더 작은거 같아도 그냥 적당히 만족했으면 고기를 먹을 수 있었고 원숭이가 꾀를 부릴 여지도 없었을 것이다.
살다보면 이와 같이 적당히 만족하면 괜찮아 지고 욕심을 낼수록 파국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다. 연인관계도 그렇고, 친구관계도 그렇고, 돈문제도 그렇고, 투자도 그렇고, 직업도 그렇고, 업무도 그렇고 거의 삶의 모든 분야가 그렇다.
적당히 만족하면서 대충 살라는 뜻이 아니다. 보통 완벽주의적 성향(완벽주의적 성향이라고 착각하고 핑계대는)을 가진 사람의 행동패턴이 있다. 완벽하지 못할 것 같으면 시작하지 않고, 시작하다가도 완벽하게 못 끝낼 것 같으면 포기해버리는 패턴이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완벽하지 못 했어, 그러느니 안 하는게 나아, 다음에는 완벽하게 해내야지" 하면서 매번 아무것도 성과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경우다. 이런 변명을 하지 말고, 현재 가능한 수준에서 성과로 연결시키고 일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런 작고 적당한 성과들이 모여야 진짜 완벽한 무엇이 가능해진다.
오늘도 형편없는 코드를 뜯어고치며, 일단 작동만 하면 됐지 하고 만족하면서 뻘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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