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ing

    곰브리치 세계사

    곰브리치 세계사

    1. 세계사 입문 에른스트 H. 곰브리치가 쓴 곰브리치 세계사를 읽었다. 세계 역사서에 대한 유명한 고전인데, 그냥 우연한 기회에 최근에 새삼 새로 접하게 돼서 읽었다. 읽다가 맨 뒷면을 보니 '세계사를 처음 읽는 청소년에게 권하는 책'이라 쓰여 있다. 청소년을 한참 지난 나이에 읽어서 부끄럽기는 하다. 그치만 청소년에게 정말 권할만한 책이다. 역시 고전은 역사를 가지며 검증되었다는 점에서 믿고 볼만 하다. 생각해보면 세계사를 처음부터 훑은 것은 중학교 사회시간이 마지막이었다. 그 후 특정 사건에 대해서 읽거나, 어떤 나라를 여행하면서 그 나라나 도시의 역사를 공부하거나, 혹은 게임하면서 어떤 역사의 이야기들을 접하기는 했지만, 하나의 스토리로 엮어서 읽은 일은 없었다. 그런 면에서 세계사의 전체적인 줄..

    유난한 도전 - 경계를 부수는 사람들, 토스팀 이야기

    유난한 도전 - 경계를 부수는 사람들, 토스팀 이야기

    p23 언제부턴가 이태양은 이승건을 '대장'이라 불렀다. 처음 약속했던 아르바이트 기간 두 달이 끝나갈 무렵, 이태양 네이버 입사 포기를 선언했다. "내 길을 찾은 것 같아, 대장. 나는 대장이랑 창업의 길을 갈래." 이름처럼 무한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이태양을 이승건은 와락 껴안았다. > 두 사람 다 아직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은 상태이고, 이태양도 네이버 입사가 확정된 앞날이 창창한 개발자였다. 쥐뿔도 없는 상태에서 그런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승건의 매력, 카리스마는 무엇이었을까? 똑똑한 사람이 더 잘 알아볼 수 있는 그의 똑똑함 같은 것이 있었겠지 싶다. 쥐뿔도 없던 제갈량과 쥐뿔도 없던 유비가 서로를 알아봤듯 말이다. 사실 쥐뿔도 없을 때 가능성을 보여주고, 그것을 알아보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

    미도 유방 만졌잖아!

    미도 유방 만졌잖아!

    "니 손목 잘라야겠어. 미도 유방 만졌잖아! 이 씹 새끼가!" 박찬욱 감독 영화 "올드보이"에서 오대수가 이우진의 함정에 빠져서 사설감옥 관리자인 철웅네 일당이 미도를 묶어두고 오대수에게 복수를 하려는 장면이다. 이 철웅네 일당은 이미 오대수에게 한 번 당한 바 있고, 철웅 본인은 이가 생으로 뽑혀서 똑같은 복수를 해주려고 한다. 철웅네 일당이 미도를 미끼로 오대수를 제압하고, 오대수의 이를 장도리로 뽑기 직전에 이우진이 전화를 해서 돈을 주고 복수를 그만두게 한다. 이 때 오대수는 철수하려는 철웅네 일당에게 "싸우자"며, "니 손목 잘라야겠어. 미도 유방 만졌잖아! 이 씹 새끼가!" 하면서 달려든다. 물론 발에 걷어 차이고 끝나지만. 이 외설적인 대사는 외설적이어서만이 아니라 다른 이유로 나에게는 굉장..

    실천의 관성 - 슬럼프에 빠진 이에게

    실천의 관성 - 슬럼프에 빠진 이에게

    https://youtu.be/nFswm_BEQok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넵튠 스피어' 작전을 이끈 윌리엄 H. 맥레이븐(William Harry McRaven) 전 미군 특수작전사령관이 텍사스 대학교 졸업연설에서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침대 정리부터"하라는 연설을 한 적 있다. 그리고, 삼류 작가 에디가 뇌를 100% 활용할 수 있는 NZT-48이라는 약을 먹고 천재가 되고 엄청난 일들을 해내는 영화 리미트리스(Limitless)에서 이 약을 먹고 주인공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쓰레기더미에 쌓인 집을 정리하는 일이다. 내 생각에 큰 일을 하기 위해 침대를 정리할 필요도 없고, 집을 정리할 필요도 없지만, 그건 본인의 선택이지만, 이 이야기들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안다. 바로 "실천의 관..

    새로운 세상에서도 사장되지 않을 '근본 스킬'

    새로운 세상에서도 사장되지 않을 '근본 스킬'

    기생수로 유명한 이와하키 히토시의 만화 히스토리에서 주인공인 에우메네스가 승마를 배우면서 '등자'를 사용한다. 승마를 해보지 않아도 등자를 사용해서 말을 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얼마나 큰 차이가 있을 지 상상할 수 있다. 양 발을 지지할 수 있어서 말에서 손쉽게 일어날 수 있고, 말 위에서 체중을 실어 무기를 휘두를 수 있게 된다. 간단한 도구지만 기병부대가 전부 사용하면 그 위력은 엄청날 것이다. 그런데, 승마를 가르쳐주는 스승은 등자가 편리한 것은 알겠으나 보조도구에 몸이 익숙해지면 나중에 등자 없이 승마를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핀잔을 준다. 이것은 새로운 기술이 탄생할 때 기득권이 갖는 흔한 생각이다. 승마 선생은 이미 등자 없이 말을 잘 탈 수 있는 일종의 기득권자다. 등자를 통해 모두가 말..

    MZ세대와 꼰대

    MZ세대라는 단어가 유행이다. 아니 유행이라고 말하기도 너무 늦은 시점이다. 한물 간 유행어처럼 기성세대들이나 뉴스에서나 MZ세대를 부르짖으며 "요즘 애들" 타령을 하고 있다. 요즘 애들은 무엇이 특별할까? 전부터 X세대, 밀레니엄 세대니 하며 요새 젊은 애들은 이렇다는 뉴스 가십은 계속 있어왔다. 새로운 젊은 세대는 늘 기성세대와는 다르게 행동하고 사고하고 싶어했고, 기성세대는 늘 그것을 신기한 듯 바라보거나, 문제의식을 가지고 참견했다. 세대가 바뀌면 늘 등장하는 젊은 세대인데, 새삼 특별한 것이 있을까? 회사에서도 신입사원들의 맹랑한 행동이나 말이 소문으로 퍼진다. "우와 역시 MZ세대" 하는 말과 함께 말이다. 그런데 이정도 맹랑한 행동은 늘상 있어왔던 것 같다. 심지어 진즉 입사한, 이미 구세대..

    일어나지 않는 사고에는 칭찬이 없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지 십여일이 지났다. 어떻게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에서 이렇게 많은 사상자가 나올수 있는지 그 충격과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정치권과 수사당국은 분주히 책임자의 잘잘못을 따지고 있다.세월호 침몰 사건이나, 대구 지하철 참사와는 또 다르다. 앞선 사건은 수많은 사람을 사상자로 만든 어떤 개인의 범행이 있었기에 분노의 화살을 쉽게 겨냥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범행이 동반되지 않는 문자 그대로 '사고'였다. 그렇다고 아무의 책임도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도심 한복판에서 어떤 법규나 통제를 일탈하지 않는 시민이 150명 넘게 사망한 상황에서 국가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했음에도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주최자가 없는 자발적 행사라, 폭력사태를 동반하지 않는 사고라, 거리두기 해제 ..

    그놈의 빅데이터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긴 날을 기점으로 4차산업혁명, 빅데이터, AI는 일상에서 아주 쉽게 보이는 단어가 됐다. 정부, 민간, 정치권 할 것 없이 모두 빅데이터, AI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들 한다. 그런데 내용을 가만히 듣고 보면, 기존에 이미 사용되던 data들이 빅데이터라는 이름으로 둔갑했고, 개발자가 코딩한 알고리즘 대로 운영되는 모든 프로그램들이 AI로 둔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빅데이터는 특정 목적을 위해 생성, 관리되는 data와는 다른, 통제되지 않은 다양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흐르는(flow) data를 의미한다. 가령 유튜브 시청기록, 인터넷 검색기록, 쇼핑사이트 방문기록, 자동차 주행기록 등 data 생성자가 본인이 생성하는지도 모르는 data들을 수집해서 활용하겠다는 것이 빅데..